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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공대생이 바라본 세상

우리가 살게 될 세상에 관하여 - AI, 메타버스와 삶의 의미

by 흔한 공대생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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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은 벌써 우리 세상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고 있다. 자율주행은 완벽하진 않더라도 많은 차량에 도입되고 있으며 금융, 의료, 헬스케어, 보안 등 여러 분야에서 AI가 활용되고 있다. 4차에 걸친 산업혁명을 통해 육체노동은 기계가, 정신노동은 AI가 담당하면서 인간이 할 일은 점점 사라졌고, 앞으로도 사라져 갈 것이다. 20년 후에는 절반 이상의 직업이 로봇으로 대체되며 40년 후까지는 거의 모든 직업이 AI로 대체된다고, 미래학자들은 말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인간은 적어도 지금까지 알려진 형태의 노동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일하지 않는 세상은 누군가에게는 달콤한 제안일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본다면 썩 유쾌하지만은 않을 세상임을 알 수 있다.

 

  인류는 아주 오래 전부터 노동을 하며 살아왔다. 처음에는 굶지 않기 위해, 그 다음에는 조금 더 배부르기 위해, 그 다음에는 조금 더 풍족하게 살기 위해.. 우리는 지금도 노동을 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 삶의 중심이 노동이다. 우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여 일을 한다. 깨어있는 시간에 일하고, 일하다 시간이 나거나 일을 끝마칠 때에야 비로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조차 노동을 통해 얻은 돈을 소비해야지만 할 수 있다. 우리 삶 자체가 노동과 노동의 부산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 것인지, 인간은 노동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고통 속에서, 그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며 성취감과 행복을 찾는다. 부산물로 주어지는 돈을 소비하며 노동으로 인한 고통을 달래고자 한다. 만약 노동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목표가 없는 삶은 무기력하다. 먹고 살기위해 아등바등 거릴 때는 무기력할 수조차 없지만, 갑자기 자유시간이 주어지고 이게 끝나지 않는다면 동력을 잃는다. 시험을 생각하면 쉽다. 꼭 통과해야하는 시험이 있다면, 그 시험을 위해서 어떠한 고통도 감수해가며 노력한다. 하지만 별 의미 없는 시험이거나 혹은 시험 자체가 없다면, 과연 그렇게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까? 일하지 않는 삶은 이것과 같다. 삶을 지속할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다고 해도 노동 없는 삶은 무기력하고 지루할 것이다. 고진감래라고, 고생 끝에 오는 행복이 진정으로 달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성취감을 얻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나는 이 문제 때문에 영화 ‘매트릭스’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현실세계에서는 AI에 밀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 그나마 남은 일마저 해당 분야에서 남들보다 비교적 유능한 몇몇 사람만이 차지한다. 현실의 자원은 제한적이며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 타인의 존재를 항상 염두에 두고 서로 경쟁하며 살아가야하는 현실세계에서는 경쟁에 밀려 방치되는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가상세계는 무한하다. 무한한 자원과 무한한 욕망,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고 나 자신과 내가 원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다. 가상세계, 즉 메타버스에서 컨텐츠를 창조하고 소비하는 삶, 꿈같은 가상현실에 살며 현실과 헷갈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인류는 새로운 분야의 일을 창조해내며 적응할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기본적인 의식주만 해결된다면, 사람들은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히기보다 가상세계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낼 것이다. 삶의 의미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다. 삶의 의미는 우리가 만들어낸 가상의 구조 속에서 찾아야한다. 결국 각자의 내면에 정답이 있다는 말이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본질에 집중해야한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자. 감히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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