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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마음의 양식

[독후감/서평] 역사의 쓸모 (최태성 저)

by 흔한 공대생 2021.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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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 주관주의*
 - 본 글은 본인이 직접 읽고 느낀 점을 다루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나 본인의 아주 주관적인 견해를 포함할 수 있음.




 

  우리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은 채 오늘을 산다. 두려움은 필연적이다. 우리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대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감히 미래에 일어날 일을 정확히 알고 대비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 혹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고민을 했고 하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는 한 단락의 소제목이었던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다. 어릴 적부터 어른들은 물었다. “커서 뭐가 되고 싶니?” 그러면 대답했다. “과학자요.” 그러나 이렇게 명사형으로 꿈을 꾸면 그 명사 타이틀을 거머쥐는 순간까지만 행복할 뿐, 그 이후는 그려지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정해야만 끝까지 의미 있는 삶을 살아낼 수 있다.

  박상진이라는 분을 소개한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조선시대 백성들의 삶을 평안케 하고자 대동법을 전국으로 확장시킨 분이시다. 임진년과 병자년에 두 번의 전쟁을 겪은 후 조정에서 쫓겨났다가, 실질적으로 관직 생활을 한 시기는 50세를 넘어서부터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힘들어하다가 인생의 말년이라고 할 수 있는 시점에 끝내 꿈을 이루어내셨다. ‘백성의 삶이 보다 평안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동사형 꿈을 가지고 있던 덕분이다. 만약 그분이 ‘영의정’이라는 명사형 꿈만 가지고 있었다면? 만약 꿈을 이루어 기뻤다 한들, 역사에는 ‘영의정 박상진’으로만 기록되었을 것이다.

  꿈은 인생의 목표라 할 수 있다. 내 인생이 흘러갈 방향을 정하는 만큼 허투루 설정할 수는 없다. 사실 내가 다른 친구들에 비해 군에 일찍 입대했는데, 그 이유는 꿈을 찾기 위해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꿈은 어떻게 정해야할까? 역사는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역사에 이름이 남은 사람은 많다. 그러나 모두가 후대에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목표의 차이다.

  경주에 가면 최부자집이 있다. 10대가 넘는 세대에 걸쳐 만석꾼 타이틀을 유지해온 부자 중의 부자다. 그런데 그 집 건물에는 ‘바보가 사는 곳’이라는 현판이 걸려있으며, 가훈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부자는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낸 결과가 아니라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며 받은 만큼 잘 베풀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란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있기 때문에 ‘나만 잘 되면 끝이지’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긴 어려울 것이다.

  군대에 있을 때 한국사 공부를 하다 읽은 책으로, 군대에 관련지어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군대는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사람이 모인 작은 사회다. 그 사람들과 매일을 보며 18개월이라는 시간을 산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그 작은 사회에서 연습해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품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언제 떠나든 박수 받을 수 있는 삶이라면 더욱 행복한 인생이지 않을까? 이것이 역사를 통해 발견한 내 꿈이다. ‘언제 떠나든 박수 받을 수 있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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