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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공대생이 바라본 세상

보이지 않는 손, 시장에 조종당하는 우리

by 흔한 공대생 2021.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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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저서 「국부론」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 즉 가격에 의해 자동으로 효율성을 유지한다.’ 이 말에 따르면, 시장은 알아서 합리적인 가격을 만들고 자원의 효율적인 거래를 이끌어낸다. 시장 외부에 존재하는 누군가의 조종 없이도 말이다. 우리가 이를 가장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투자 시장이다. 주식, 부동산, 코인과 같은 투자. 그런데 과연 보이지 않는 손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거래를 형성할까?

 

 

 가격을 조성하는 데에는 수요와 공급이 중요하다. 공급이 일정하다면 수요가 많을 때 가격이 높아질 것이고, 반대로 적으면 가격은 낮아질 것이다. 수요가 일정하다면 공급이 많을 때 가격이 낮아지고, 반대로 적으면 가격은 높아질 것이다. 수요자는 공급자에게 공급자는 수요자에게 인정받고 선택받기 위해 수요자들끼리 그리고 공급자들끼리 경쟁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요공급곡선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수요공급곡선


 

 주식시장을 예로 들자. 공급은 매도물량이고 수요는 매수물량일 것이다. 공급 즉 매도가 많다, 그러면 주식가격은 떨어질 것이다. 수요 즉 매수가 많다, 그러면 주식가격은 올라갈 것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흐름이 주식시장을 구성하며, 덕분에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말까지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주식 거래 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의 세 주체는 개인, 기관, 외국인이다. 각 종목별로 각 주체의 지분 비율에는 차이가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하면 개인이라는 주체는 너무도 작다. 물론 개인이라는 이름의 집단 자체는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으나, 개인을 하나로 묶어놓고 말하기는 조금 어색하다. 개인은 각자의 판단대로 거래한다. 기관이나 외국인 등 커다란 주체를 따라가기도 하고, 증권 리포트를 보기도 하며, 각자의 신념에 맞게 종목을 분석하거나 차트를 분석하기도 한다.

 

 여기서 증권사 리포트를 주목해보자. 예를 들어 오랫동안 좋은 실적을 내어 신뢰도가 높은 A라는 증권사가 있다고 하자. A 증권사가 어느 날 B기업에 대해서 호재성 뉴스를 쏟아내며 주가 목표치를 높게 올려버린다. 사람들은 이 리포트를 믿는다. B기업의 주식에 관심이 쏠리며 매수하려 드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즉, 수요가 많아진다. 위에서 살펴보았 듯이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은 높아진다. 주가는 A 증권사가 설정한 목표치에 도달한다.

 

 위 사례에서 증권사는 B기업의 주식가격을 ‘예측’한 걸까, 아니면 ‘조종’한 걸까?

 

 단순히 사례에서 그치는 뇌피셜이 아니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상장하는 일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미국 연준의장은 이런 발언을 한다. “인류는 수년동안 특별한 가치가 없는 금에 너무 많은 것을 부여했다.” 여기에 가상화폐에도 특별한 가치가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자, 코인베이스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경제활동에 관련해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의 발언으로 인해 시장이 움직인 것이다. 이것이 과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보이지 않는 손’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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