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작년 9월,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헌혈의 집을 방문하고 헌혈을 했다. 친구 놈은 자기가 데려갔으면서 챙겨주지도 않았고, 나는 어리바리 있다가 뭔지도 모르고 시키는 것만 해야 했다. 그때를 생각하며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내용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헌혈의 목적
먼저 헌혈을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어떤 일에서든 대가를 바라는 속물이기 때문에 그저 우러나는 마음에서 하지는 않았다. 헌혈을 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봉사시간
헌혈 1회 당 봉사시간 4시간이 제공된다. 급하게 봉사시간이 필요한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봉사시간이 자동으로 연계되지는 않고, 직접 실적 등록을 해야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vms 사이트에 접속해서 로그인을 하고, 마이페이지에서 헌혈실적 조회 탭에 들어간다. 정보제공 동의를 하고 조회를 하면 본인이 한 헌혈 실적이 나올 것이다. 여기에서 등록을 하면 실적 1회 당 봉사시간 4시간이 반영된다.
2. 군 가산점
봉사시간과 더불어 군 입대 시 가산점으로 작용한다. 일반 징집병 외에 모집병(운전병과 같은 육군 특기병과 해군, 공군, 해병대)의 경우, 본인이 원하는 병종을 선택하면 2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선발이 된다. 이때 1차 선발의 경우 관련 학력이나 경력 등을 바탕으로 점수를 산정해서 그 점수를 기준으로 선발하는데, 봉사와 헌혈이 가산점으로 작용한다. 봉사는 8시간당 1점이지만, 헌혈은 1회 당 1점이다. 가성비가 꽤나 좋은 가산점이라고 할 수 있다.
3. 기념품
헌혈을 마치면 본인이 한 종류에 맞게 기념품을 선택할 수 있다. 기부권, 영화관람권, 햄버거 세트 교환권, 우산, 세면도구 등을 고를 수 있다. 자세한 것은 헌혈을 하게 되면 고를 수 있는 품목을 알려준다.
헌혈 종류
본격 헌혈 전, 채혈실에서 결정하는 내용이다. 이 선택은 헌혈 소요시간과 다음 헌혈 가능 날짜, 기념품 선택의 폭을 결정한다.
1. 전혈
일반적인 헌혈로, 말 그대로 피를 뽑는 것이다. 20분 정도면 끝나며 320ml 혹은 400ml를 뽑는다.
바늘을 꽂고 있는 시간이 짧고 혈액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므로 혈관에 대한 부담은 적지만, 짧은 시간 안에 혈액을 뽑는 탓에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비교적 크다. 때문에 한 번 헌혈하면 2달 후에 현혈이 가능하다.
2. 혈장
혈액은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구와 함께 액체 성분인 혈장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혈장 헌혈은 혈구를 제외한 혈장만을 뽑는 것이다. 혈장은 의약품에 활용된다고 알고 있다.
일단 피를 뽑고 혈구를 걸러내어 다시 몸 속에 집어넣어주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다. 때문에 바늘을 오래 꽂고 있어야 하며 혈액이 왔다갔다하므로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이 크다. 시간도 1시간 정도를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혈구를 돌려주는 만큼 몸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고, 2주 후에 다시 헌혈할 수 있다.
3. 혈소판 혈장
혈장과 함께 혈소판을 뽑는다. 혈장 현혈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혈소판은 혈액암 환자들을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바늘이 가장 굵고 시간도 가장 오래 걸린다.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다음 헌혈은 2주 후에 가능하다. 기념품 선택의 폭이 가장 넓은 헌혈으로 알고 있다.
헌혈 프로세스
현혈의 집에 가면 번호표를 뽑고 전자문진을 한다. 겁먹을 건 없고, 그저 헌혈을 하지 못하는 위험 지역에 다녀온 사실이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다.
순번대로 채혈실에 들어가면 본인인증을 한 후 맥박을 재고 채혈을 한다. 금세 혈액에 관한 정보가 나와 헌혈을 할 수 있는지 여부가 판단된다. 어떤 종류의 헌혈을 할 것인지 물어보시는데, 위에서 언급한 종류 중 하나를 이야기하면 된다.
채워주시는 팔찌(?)를 차고 나와 기다리다가, 자신을 부르면 헌혈대에 가서 누우면 된다. 하라는 대로 하다 보면 어느새 바늘이 들어와 헌혈을 하는 중일 것이다. 그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이때 기념품도 고르라고 안내판을 주신다.
헌혈이 끝나면 바늘을 뽑고 밴드를 붙인 후 압박대를 채워주실 것이다. 일정 시간 기다리다가 이제 됐다고 하시면 짐을 챙겨 나오면 된다.
주의할 점
반드시 신분증을 챙겨가야한다. 신분증이 없으면 본인 확인을 못해 채혈조차 할 수 없다. 채혈실에 신분증을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
헌혈 전 기름진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채혈 후 검사과정에서 지방이 많이 나오면 헌혈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작은 팁
가산점을 원한다면 혈장이나 혈소판이 좋다. 2주마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폰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도록 하라. 장소에 따라 노트북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이어폰은 주지 않는다.
혈액이 밖으로 나올 때는 주먹을 쥐었다 펴는 손 운동이 중요하다. 혈액이 대량으로 빠져나가면 혈관이 수축하는데, 이는 혈관에도 좋지 않고 헌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소리다...! 오래도록 멍이 들 수도 있다. 손 운동을 해서 혈관이 수축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혈장이나 혈소판 헌혈을 하면 혈액을 몸속으로 주입하는 과정이 있다. 기계에서 나는 삑 소리와 함께 팔을 압박하고 있던 압박대가 느슨해지고, 혈관으로 따뜻한 것이 들어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공인된 정보는 아니지만, 본인은 이때는 손 운동을 쉬어주었다. 다시 삑 소리가 나고 압박대가 팔을 조이며 혈액이 빠져나간다면 손운동을 재개한다.
헌혈 당일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헌혈 부위를 문지르는 행동 따위는 절대 하지 말아라. 멍이 든다. 심각하게. 본인은 첫 헌혈 후 한 달간 멍이 들었었다. 그 이유가 손운동을 하지 않아서인지, 지혈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인지, 무거운 물건을 들어서인지, 샤워를 하며 문질러서인지는 모른다. 넷 다 했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다면 절대 그러지 말자.
어지러울 수 있다고 하는데, 본인은 한 번도 느껴본 적은 없다. 다만 혹시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헌혈 전후로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다. 혈액 재생성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헌혈에 관한 본인의 경험을 담은 정보를 적어보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헌혈은 남 이야기였는데, 친구를 따라 한 번 해보고 나니 금세 친숙해진 느낌이다. 하나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뿌듯함, 기념품, 봉사시간 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헌혈을 고민 중이라면 한 번 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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