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였으면 좋겠다) 아닙니다. 돈 주고 사서 해본 솔직 후기입니다.-
세 줄 요약
- 실력은 모르겠고 낭만은 있다면 시도해보기 좋은 취미
-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림 (종류에 따라 다름)
- 결말에 팁 있음
발단
감성이 메마른 공대생, 그런 나에게도 낭만이 있다.
붓을 놓은 지 10여 년이 흘렀지만, 성인이 된 지금 다시 잡았다.
그림에 대한 로망이 원래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아이러브페인팅이라는 브랜드의 DIY 페인팅을 발견했고, 마침 에펠탑 도안의 그림이 자취방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 것 같아, 새해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가볍게 해보려 구매했다. 분명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은 가벼웠다..
전개: 구성품과 나의 일
구성은 간단하다. 캔버스 사이즈의 박스 하나가 배송된다. 그 안에 캔버스(40x50), 물감(30종), 붓 세트(넓은 거, 좁은 거, 아주 좁은 거), 코팅제, 수평계, 양면테이프, 벽에 거는 고리. 사실 캔버스, 물감, 붓만 사용하게 된다.
캔버스에 밑그림이 프린팅 된 상태이며, 영역마다 숫자가 표기되어 있다. 내가 할 일은 그 숫자에 맞는 물감(물감 뚜껑에 숫자가 쓰여 있다.)을 색칠해주는 것 뿐이다.
그런데 내가 고른 그림은 풍경화이기 때문인지 밑그림이 되게 촘촘했다… 시작하기 두려웠지만 이왕 샀으니 하긴 해야지! 그렇게 시작했다.
위기: 진짜 위기
시간이 순식간에 삭제된다. 잠깐 붓질을 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면 30~40분은 그냥 흘러가있다. 겨우 2가지 색을 칠했을 뿐인데 밤이 되어있는 기분이란.. 처음이라 능숙하지 못한 탓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 상으로 한 달이 되도록(물론 그 사이에 이것만 한 것은 아니지만) 반절도 채우지 못한 그림을 보고 있자면 너무 슬펐다.
나중에는 영화를 BGM처럼 틀어놓고 작업에 들어갔는데, 색깔 5개를 칠하는데 해리포터 시리즈 7편을 정주행하는 정도였다. 영화 한 편에 2시간 20분 정도 하니 총 15시간 정도 걸렸다고 하면, 한 색깔 당 3시간이 걸린 셈이다.
내 그림의 색은 30개이니, 총 90시간 가량이 소요된 것이다. 하루 8시간을 가정해도 주말 빼고 2주가 넘게 걸린다.
절정: 그래도 좋은 점은 있다
시간은 오래 걸렸다. 그래도 그 와중에 해리포터도 정주행하고, 유튜브로 영어 흘려듣기도 했다.
외국에서 풍경화를 그리는 느낌으로(프랑스인데 영어를!?). 그 덕인지 영어에 조금 익숙해진 것 같아서 좋았다.
그림 자체에 로망을 가지고 있던 것이라 그런지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행히 개강 직전에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결말
예쁘다. 진짜 뿌듯하다. 다 그리고 나니 생각나는 나의 아쉬운 행동들, 즉 꿀팁이 떠오른다.
- 숫자 순서가 아닌 연한 색부터:
어쩔 수 없이 덧칠을 해야한다. 빨리 말린 후에 덧칠을 해야한다. 그리고 나중으로 갈수록 번호도 안 보이고 경계선이 희미해지는데, 진한 색은 한 번만 쓱 칠해도 깔끔하기 때문에 나중에 칠해주는게 좋다. - 너무 꼼꼼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완성되고 나면 작은 티는 보이지도 않는다. 각만 잘 맞추고 메인 대상만 신경써주어도 충분할 것 같다. - 모서리에 신경쓰자:
메인 면은 당연히 여러 색깔이 들어가 있으니 예쁘다. 그런데 모서리와의 경계가 조금 애매하다. 이걸 감안해서 모서리 조금 너머까지 프린팅이 되어 있으므로, 그 경계가 보이지 않을 정도만 잘 칠해주면 되게 느낌있다.
하나 더 하라면 글쎄.. 그런데 그때로 돌아가 다시 하라면 할 것 같다. 되게 오묘한 기분이다.
낭만이 있다면 시도할만한 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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