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공대생/공대생이 바라본 세상19 믿음에 관하여 - 라이프 오브 파이 ‘라이프 오브 파이’는 다양한 감상이 가능한 영화다. 누군가에게는 영상미 넘치는 판타지 영화, 한 청년의 표류를 그린 영화, 혹은 신의 존재를 논하는 영화일 것이다. 아마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저 느낌대로 보는 것이 편할 수 있다. 만약 영화에 숨겨진 철학적인 내용을 파헤치고 싶다면, ‘믿음’이라는 행위에 대해 영화가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고민해보면 어떨까. 영화는 신앙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믿음에 대한 생각을 내비친다. 파이가 어렸을 적, 힌두교와 가톨릭교, 이슬람교를 동시에 믿는 장면이 소개된다. 영화 서두에서 파이가 하는 말이다. “의심은 좋은 거예요. 믿음을 유지시켜 주죠. 시험에 들기 전까지는 믿음의 힘을 모르니까.” 언뜻 보면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이단교도로 보일 .. 2021. 3. 20.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안 되는 이유 우리나라의 법은 독일의 성문법을 따 왔다. 실리콘밸리의 창업 생태로 큰 부를 쌓은 미국의 법은 영미법 체계인 불문법을 따른다. 성문법과 불문법의 차이는 무엇일까? 성문법은 법조항에 허용을 명시했고, 불문법은 금지를 명시했다. 우리나라는 ‘일단 안 되는데 이건 허용해줄게’하는 법이고, 미국은 ‘이건 하면 안 돼’라는 법체계라는 뜻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U턴 표시가 있는 곳에서만 U턴이 되고, 미국에서는 어디에서나 U턴이 가능하지만 U턴 금지 표시가 있는 곳에서만 안 된다. 이 차이는 새로운 분야에 창조적 파괴를 하러 들어가는 스타트업에게는 너무나 크게 작용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토스’도 처음 시작할 때에는 관련 법률이 없어서 1년을 쉬었다. 관련법률이 없으니 어느 누구도 책임질 부서가 없고 나.. 2021. 3. 7. 꼭 똑똑한 애들이 시험 망쳤다 하더라 ㅡㅡ - Dunning–Kruger effect 학창시절, 시험을 보고나면 꼭 난리치는 친구들이 있었다. 공부를 잘 하는 친구든, 그렇지 않은 친구든.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시험을 잘 본 것 같다는 친구들보다, 시험을 잘 못 본 것 같다는 친구들의 성적이 더 좋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Dunning–Kruger effect 더닝-크루거 효과라는 현상이 있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코넬 대학교의 사회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과 대학원생 저스틴 크루거(Justin Kruger)가 코넬 대학교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제안한 이론이다. 자동차 운전, 체스, 문법, 논리 사고력 등의 주제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점수.. 2021. 2. 25. 생명 연장의 필요성에 관하여 “텔로미어(telomere)를 연장할 수 있을까?” 학창시절, 과학토론 동아리에서 다루었던 주제다. 본론에 앞서 위 주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텔로미어란 염색체의 말단을 보호해주는 골무같은 존재다.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 역시 분열하며, 이때 손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염색체에 직접적인 손상이 가해진다면 분열된 세포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텔로미어라는 구조물을 대신 소모시켜 염색체를 보호하는 구조다. 즉, 텔로미어는 세포의 수명을 결정하는 소모품이다. 따라서 텔로미어를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이란, 세포의 자연사를 막아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 토론의 흐름은 대충 어떠한 식으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나는 주제 자.. 2021. 2. 21. 매트릭스, 행복한 꿈과 불편한 현실 최근에 영화 ‘매트릭스'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시리즈를 몰아보았다. 그러면서 문득 든 생각. 과연 행복한 꿈을 포기하고 불편하고 냉혹한 현실을 자각해야할까? 물론 네오처럼 진실을 알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주 이기적인 인간이라, 인류고 기계고 다 필요없고, 나 하나 잘 살다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공생이다. 인간은 매트릭스 안에서 잘 살아가며, 기계는 인간을 키워 에너지를 얻으며 계속 작동된다. 전지적 시점에서는 인간이 기계에 착취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막상 그 안에 있는 인간은 그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애초에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인간은 그 삶에서 고통받을 수도 있지만, 그 바깥의 현실보다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물론 행복에 대한 .. 2021. 2. 19. 세상을 좀 먹는 인류, 그리고 바이러스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이곳에 있는 동안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네 종족을 분류하다가 영감을 얻었지. 너희는 포유류가 아니었어.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들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데, 인간들은 그렇지 않아. 한 지역에서 번식을 하고 모든 자연 자원을 소모해 버리지. 너희의 유일한 생존 방식은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거다. 이 지구에는 똑같은 방식을 따르는 유기체가 또 하나 있어. 그게 뭔지 아나? 바이러스야. 인간들이란 존재는 질병이다. 지구의 암이지.” 요원 스미스의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이런 느낌의 스토리 진행은 다른 영화들에서도 나타난다. ‘킹스맨'에서는 악당으로 나온 발렌타인이 이런 말을 한다. “인간은 지구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다. 인간이 지구를 병들.. 2021. 2. 17. 쓸데없는 고찰 (1) 사물과 공간에 관하여 하루 날잡고 방 정리를 하려들면,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신과 우주의 관점에서, 나는 이 속세에 짧게 살다 갈 인생인데 굳이 해야하는 일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것들,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화학의 관점에서, 우리 세상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단위는 원자다. 그리고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원자핵과 전자가 태양계처럼 돌면서 원자의 크기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원자의 크기는 원자핵과 전자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크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비유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원자를 축구장에 비교하면, 원자핵은 그 한 가운데 있는 축구공이며, 전자는 관중석을 기어다니는 개미들이다. 이런 작은 존재들이 어떻게 원자라는 (자신들보다는 훨씬 큰) 공.. 2021. 1. 31. 촉법소년 제도에 관하여 2020년 3월 29일 대전에서는 차를 훔쳐 도주하던 10대들이 대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숨진 대학생은 생계를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이었고, 정상적으로 신호에 맞추어 교차로로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다. 오토바이는 산산조각이 났다. 그런데도 가해자들(차량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사건 후 반성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 무면허로 차량을 절도하여 서울 양천에서 대전까지 운전, 뺑소니 사건으로 도주치사혐의까지 있는 가해자들. 게다가 사람 한명이 죽었지만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은 심상치 않다. 가해자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다. 촉법소년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사람을 죽이고 반성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처벌받지 못하는 것일까? 촉법소년이 무엇인가?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당시의.. 2020. 4. 27. 수학으로 이루어진 감염병 모델, SIR 본 포스팅에서는 감염병 모델 SIR에 대해 다룬다. 최근 가장 큰 이슈인 COVID-19. 기본적으로 이 사태의 원인은 작은 바이러스의 전파다. 이 결과로 발생하는 병을 감염병이라고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 아주 기본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모델로 SIR 모델이 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SIR 모델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SIR 모델이란? 우선 이름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자. 세 단어의 앞글자를 따온 것으로, 세 개의 단어는 다음과 같다. Susceptible: 감염 가능성이 있는 개인, 감염가능군 Infectious: 병원체 수준이 높아져 감염력이 있는 숙주가 된 개인, 숙주군 Recovered: 회복되어 감염력이 사라진 개인, 회복군 .. 2020. 4. 17. 이전 1 2 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