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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마음의 양식

[독후감/서평] 기록의 쓸모 (이승희 저)

by 흔한 공대생 2021.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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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 주관주의*
 - 본 글은 본인이 직접 읽고 느낀 점을 다루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나 본인의 아주 주관적인 견해를 포함할 수 있음.


 

 

  살아가면서 소위 ‘현타’라 불리는, 허무함과 공허함만이 가슴 속을 채우는 시간이 있냐 물으면, 나는 지나간 시간을 돌아볼 때라고 답할 것이다. 지금껏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중에는 분명 행복하고 좋은 일도 많았지만,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을 해냈냐는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시간을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에 기록을 시작했다고 한다. 회의 시간에 듣고 잊어버릴 수도 있는 내용을 전부 기록해버림으로써 잊지 않게끔 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기록은 어느덧 일상이 되었다고 한다. 기록은 종이에 글로 적는 것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로 ‘영감노트’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그곳에는 지나가면서 마주치는, 영감을 주는 대상들을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한다. 일본 여행 중 인스타그램에 찍어 올렸던 사진들을 다시 캡쳐하고 엮어 독립 출판물을 찍어내기도 했다. ‘기록’이라는 행위의 틀을 깨고 다양한 방식을 제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기록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자신의 기록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기록에 동참하는, 그리고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널리 알리는, 그런 보람찬 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과거의 기록을 보면 되게 재밌다고 한다. 열심히 살았던 과거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지금 나의 모습과 비교하며 ‘잘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어떤 내용이든 좋고 서툴러도 좋으니 일단 시작하라고 저자는 권한다.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를 보면 주기적으로 외모가 변하는, 사실상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버리는 주인공이 나온다. 그녀는 모습이 바뀔 때마다 사진 혹은 영상으로 자신을 기록한다. 자신이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먼 미래에 내가 아예 바뀌어버려도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카메라 앞에 서는 거예요.” 어쩌면 우리도 주인공과 다르지 않다. 모습이 완전히 변해버리지는 않겠지만 우리 역시 매일매일 새로운 사람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시간이 지나면 예전 모습을 찾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해있기도 하니 말이다. 어쩌면 우리도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기록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살다가 현타를 느끼는 까닭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서로 다른 하루일 텐데도, 그저 시간만 흘려 보내버린 것은 아닐까? 나는 앞으로 그날그날 새로운 일들, 즐거운 일들을 찾으며 기록할 것이다. 주변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고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괜찮은 삶이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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