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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공대생이 바라본 세상

세상을 좀 먹는 인류, 그리고 바이러스

by 흔한 공대생 2021.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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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이곳에 있는 동안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네 종족을 분류하다가 영감을 얻었지.

  너희는 포유류가 아니었어.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들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데, 인간들은 그렇지 않아.

  한 지역에서 번식을 하고 모든 자연 자원을 소모해 버리지.
  너희의 유일한 생존 방식은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거다.


  이 지구에는 똑같은 방식을 따르는 유기체가 또 하나 있어.

  그게 뭔지 아나?
  바이러스야.


  인간들이란 존재는 질병이다. 지구의 암이지.”

 

 

 요원 스미스의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이런 느낌의 스토리 진행은 다른 영화들에서도 나타난다. ‘킹스맨'에서는 악당으로 나온 발렌타인이 이런 말을 한다.



 “인간은 지구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다.

  인간이 지구를 병들게 한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이라는 바이러스에 대한 일종의 열이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배제한 채 어떤 전지적 시점에서 본다면, 아니 굳이 배제하지 않아도 위 주장을 전면적으로 부정할 수만은 없다. 인간은 그동안 이기적이고 소모적인 삶을 살아왔다.

 그 옛날, 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떠돌이 생활을 했다. 수렵과 채집을 하다가 먹을 것이 떨어지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농사를 짓게 된 계기도 자연을 생각한다기보다는 옮겨다니기 싫어서가 아닐까? 유목민도 마찬가지. 소와 말과 양들에게 풀을 뜯게 하고서는, 풀이 사라지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나마 예전에는 좀 나았다. 적당히 소모하고 이동해서 다시 돌아와보면 예전 모습이 다시 나타나있어, 어쩌면 ‘지속가능'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석유 같이 재생이 극히 오래 걸리는 자원을 마구 사용하고 있고,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기후변화가 가속화되어 지구 생태계가 예전같지 않아지고 있다.

 

 

 우리 역사의 결말은 지구가 인류를 이겨내는 것이 아닐까? 발렌타인의 말처럼 고열을 거쳐 바이러스를 잡고 나면 본인은 편안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는 종말하고 만다.

 

 

 우리는 바이러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가 죽어버리면 더 이상 자신을 복제할 수 없다. 그래서 택한 전략은, 독성을 줄이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독성이라 함은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에너지 등을 숙주로부터 빼앗아 개체 수를 늘리는 것이다.

 즉, 자신의 이익을 어느정도 줄임으로써 더 큰 미래를 보도록, 어찌보면 고도로 진화한 단백질이다. 자연선택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생각도 없이 내 배만 불리게 에너지를 빼앗고 숙주를 죽여버린 바이러스는 금세 모습을 감추었다. 반면 독성이 약해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바이러스는 전염을 잘 시켜 개체 수를 늘렸다. 지금 우리 세상을 강타한 코로나19처럼.

 

 

 

 우리는 바이러스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워야한다. 우리의 숙주, 지구를 조금만 덜 아프게 해야한다. 이대로 가다간 지구의 어떤 면역체계가 우리를 쓸어버릴지 모른다. 눈앞의 먹음직스러운 결과보다 미래를 바라볼 줄 아는 인류가 되었으면 한다.

 

 

ps.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지구가 인간이라는 바이러스 덕분에 진화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인류는 다른 생명체를 기르는 생명체다. 파괴도 하지만 생성도 한다는 의미다. 물론 밸런스적인 면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작물을 기르고 나무를 심고 비닐하우스도 만들어냈다. 지구의 시스템 자체를 바꾸어버리는 최초의 생명체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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