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교를 떠나는 날, 사단에서 간부가 데리러 온다. 아마 운전병과 함께 버스를 몰고 올 것이다. 나는 떠나는 동기들을 보며 허전함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 같다. 동기들과 함께 버스에 몸을 싣고 이곳을 떠나 자대로 간다는 사실에 들떠 창밖을 한참 구경했지만, 한참을 가도 도착하지 않았다.. ㅋㅋㅋㅋ 덕분에 잠들어버렸다. 다행히 간부님이나 운전병이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역시 야수교와는 다르다.
우선은 신병교육대에 있는 보충중대에 가게 된다. 원래는 며칠 살면서 사단에 대한 교육을 받고 적응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나 때는 보충중대를 코로나 격리 시설로 사용해서 당일에 바로 자대 분류를 받고 찐 자대로 이동했다. 점심을 먹고 대기를 하다가 자대 분류를 하는데, 컴퓨터 프로그램에 난수를 입력해서 누가 어떤 부대에 배치받을지를 결정받게 된다. 이때는 연대나 직할대 급의 결과를 알 수 있다. 또 대기를 하다 보면 그 부대의 간부가 와서 데리고 가는데, 아마 부대에 도착하고 나면 이미 중대까지 정해져서 생활관에 짐을 풀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자대를 본 느낌은 혼란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각 잡힌 이등병들만 보다가, 각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이 풀려버린 사람들만 잔뜩 있는 공간이라니.. ㅋㅋㅋㅋ 누가 선임이고 누가 동기인지 알아보기도 어렵다. 다만 신병은 어디든 괜찮은 대우를 받으니 천천히 적응하면 된다. 내 생각에는 초창기에 눈치껏 배우고, 모르는 건 바로 질문해서 알고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모르면서 잘못하는 것, 그리고 모르는 걸 미루다가 나중에야 물어보는 건 오히려 다른 동기나 선임들을 화나게 할 수 있으니..
자대 생활은 아직 현재진행형이고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에 천천히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가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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