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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마음의 양식

[독후감/서평]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기시미 이치로 저)

by 흔한 공대생 2021.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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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 주관주의*
 - 본 글은 본인이 직접 읽고 느낀 점을 다루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나 본인의 아주 주관적인 견해를 포함할 수 있음.


 

 

  20xx년 x월, 비 내리는 날 버스에서 내린 나는 야전수송교육단에 입교했다. 육군훈련소에서 길다면 길었던 훈련병 시절을 겪고 나름 들뜬 상태였던 나와 동기들은 바로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입대 초기로 돌아간 것만 같은 조교들의 대우와 태어나서 처음 보는 크기의 군용차의 위용에 압도당했다. 반 분류를 위해 기량평가를 하는데 처음 타는 군용차를 마음대로 운전할 수 있는 교육생이 있을까. 기어도 잘 넣지 못해 조교에게 큰 소리로 혼이 나야 했다. 지친 마음을 달래러 갔던 주말 종교활동 간에도 스트레스는 쌓여만 갔다. 군종법사님이 말씀하시길, “왜 운전병 하려고 해요? 이거 진짜 아무나 하는 거 아닌데. 나 한 명이 잘못한 게 너무 많은 사람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자리잖아요. 나 같으면 부담스러워서 못해. 실력 없으면 미안하잖아. 왜 운전병 하려고 해요?” 가뜩이나 운전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조교들에게 혼나는 중이었는데, 법사님까지 의지를 꺾어버리시니 너무나 울적한 나날이었다.

  그러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심리학을 공부하시는 어머니 덕분에 아들러라는 이름은 익숙했다. 개인정비 시간을 이용해서 읽은 이 책 덕분에 자신감을 가지고 야수교에서의 교육을 마친 뒤 자대에 와서 잘 생활할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아들러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걱정이 되는 건 내 마음에 달린 일이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고, 내가 모든 것을 잘 할 수 있지도 않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할 수 없다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역설적이게도 못한다고 인정함으로써 더욱 발전하는 것이 사람이다.’ 이전의 나는 조교에게 혼나는 것이 무섭기만 했다. 궁극적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은 여기에서 잘 배워서 야전에서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음에도 이를 망각하고 있던 것이다. 책을 읽은 후부터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도록 노력하게 되었다. 순전히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했다. 그러다보니 조교들과 법사님의 태도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분들은 교육생을 가르치는 입장이니,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배워서 안전한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려는 것이지 않았을까.

  아들러의 가르침은 자대에 가서 군 생활을 했던 때에도 깨달음을 주었다. 나보다 일을 잘하고 휴가를 많이 받았던 동기들이 부러웠다.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 라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비교가 아니었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렸다. 동기가 잘 되는 것에 축하하고, 나는 그만큼 열심히 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다보니 어느새 걱정보다는 즐거움으로 생활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과거의 나처럼, 혹시 스트레스를 받고 고민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렸고 부담은 잠시 내려놓아도 된다. 걱정은 걱정을 낳을 뿐이고, 과거의 나보다는 앞으로의 내가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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