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에서 일정이 있었다. 집 밖으로 잘 안 나가기 때문에, 한 번 나갔을 때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침 날도 좋았고 꽃이 슬슬 피어오르는 시점이기 때문에, 산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정된 일정. 코엑스 → 봉은사 → 선정릉 이다.
코엑스 메가박스
- 12시 30분
영화 ‘소울메이트’의 무대인사가 있었다. 이전에 한 번 보긴 했는데, 뭔가 생각이 많아져서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마침 주말에 무대인사 일정이 잡혔다고 하여 이왕 보는 김에 특별함을 주고 싶어 선택했다. 운이 좋게도 C열이라는 앞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가까이에서 보는 배우 분들은 뭐랄까.. 말을 잊게 만들었다. 관객 중 일부는 엄청난 카메라도 들고 오고 무대인사가 끝나자마자 따라나서기도 했다. 다른 무대인사 일정을 따라가는 것이려나.
코엑스 탐방
- 14시 45분
코엑스는 그 자체로 거대한 놀이 판이기 때문에 시간 보내기가 좋다.
주말이라 사람도 참 많다. 책도 둘러보고 아이쇼핑도 즐기다가 코엑스를 빠져나왔다.
봉은사
- 15시 45분
봉은사는 도심, 그것도 강남 빌딩 사이에 위치한 사찰이다.
지나가면서는 모를 수 있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바깥과 완전히 분리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가끔씩 들려오지만 바로 잠잠해지는 도시의 소음, 꽃과 나무와 기왓장 너머로 보이는 현대적인 건물들. 이질적이면서도 잘 어울리는 특별함이 있다.
작년 가을에도 고요한 밤의 봉은사를 방문했었다.
그때의 사람 없는 공간에서 즐기는 사색도 좋았는데, 꽃 피고 날 좋은 봄날 오후도 매력적이었다.
삼성동의 골목
- 16시 15분
선정릉의 입구가 애매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산책 겸 골목길을 걸어 이동했다.
코엑스, 봉은사와는 달리 사람도 없고 한적한 동네였다. 그렇다고 노후되지는 않아서 산책하기 좋았다.
선정릉
- 16시 35분
만 24세 이하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매표를 하지 않고 입구에서 신분증을 기계에 찍어 신분을 확인한 후에 입장할 수 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공간이 매우 넓었기 때문에 한적하다고 느껴졌다. 외진 동네의 공원 같은 느낌이었다. 약간 뒷동산의 느낌도 있다.
역사적인 장소라기엔 컨텐츠는 없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꽃나무와 기와지붕의 콜라보는 언제나 아름답다.
꽃나무들의 화사함, 버드나무의 안락함이 눈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단청과 기왓장을 보고 있다가 등을 돌리면 네모네모한 현대적 건물들이 보이는 것도 특이했다. 미술관에 걸려 있는 사진 작품들을 둘러보는 느낌이랄까.
다만 그 외의 즐길거리는 없어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집으로
- 17시 30분
이번 여정에서 영화를 제외한 3시간 동안 대략 10km를 걸었다.
끊임없이 걷는 일정 때문에 피로감이 있었지만, 봄 날씨를 즐기는 산책으로 아주 괜찮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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